호주풋볼리그 AFL에 대해
멜번에서는 매년 9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호주풋볼리그인 AFL의 결승전이 열린다. 결승전 전날 금요일이 공휴일로 지정될만큼 호주인들에 대한 '푸티'사랑은 엄청나다.
<AFL 2024시즌에 출전한 18팀의 주장들의 모습>
호주인들의 열정, AFL 그랜드 파이널
3월부터 9월까지 호주 풋볼 리그(Australian Rules Football, AFL) 팀들은 9월 멜번에서 개최되는 결승 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8위권 내에 들기 위해 격돌한다. AFL은 호주 최고의 인기 스포츠 리그로서 시드니와 애들레이드, 퍼스, 브리즈번에도 극성 팬의 열렬한 성원을 받고 있는 지역 팀이 있다. 최종 결승전이 열리는 멜번 크리켓 경기장(Melbourne Cricket Ground, MCG)은 95,000여 명의 풋볼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우고, 전 세계 수백만 명 사람들이 결승전을 보기 위해 TV 앞으로 모여든다. 2024년 AFL의 최종 결승전은 28일 토요일에 치뤄지고, 전날인 27일 금요일은 공휴일이다.
여러가지 스포츠가 섞인 AFL의 역사
호주식 풋볼은 멜번에서 멜번 풋볼 클럽이 창설된 1859년에 공식적으로 출범하여 첫 경기 규칙을 제정했다. 1897년에는 칼튼, 콜링우드, 에센돈, 질롱, 멜번, 세인트 킬다가 동참해 빅토리아 풋볼 리그로 발전했다. 이를 전신으로 삼아 1989년에 호주 풋볼 리그(AFL)가 출범했으며 현재 호주 전역에서 18개 팀이 활동하고 있다. 호주인들은 일반적으로 '푸티'라고 부른다. 하지만 호주식 풋볼의 기원은 훨씬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식민지 시절 영국인이나 원주민들이 하던 게임과 유사하다고 한다. 또한 아일랜드식 풋볼인 케일락 풋볼과 가장 비슷하여 여러 가지 복합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인정되고 있다. 각각 18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며 빠른 경기를 펼치는데, 타원형 볼을 발로 차거나 손으로 잡고 달리면서 상대방 골대로 달려가서 골대 사이로 공을 밀어 넣거나 차 넣으면 점수를 얻게 된다. 호주식 풋볼은 직접 선수들이 대결하는 스포츠로 손으로 상대를 태클하거나 몸으로 막을 수 있다.
AFL 규칙과 특징
푸티 경기장(18세 이상을 위한 경기)의 크기는 가로 110-155m, 세로 130-185m정도 된다. 먼저 쿼터가 시작되는 센터가 있으며, 골을 직접 노릴 수 있는 50m 라인, 실축했을 경우 다시 시작하는 골자리가 있으며, 또한 공이 넘어 갔냐에 따라서 경기시간을 멈추는 타원 선, 바운더리가 있다. 골대는 중간의 큰 폴 2개와 양측면에 작은 폴 2개 총 4개의 폴로 구성되어 있다.
득점방법
점수는 6점(골)과 1점(비하인드)이 있는데, 4개의 골대 중에 큰 폴 사이에 들어가면 6점(골), 큰 폴과 작은 폴 사이로 지나가거나 공이 터치된 후 폴을 통과하거나 공을 안고 골대안으로 들어가는 경우 1점을 득한다. 골상황에선 다시 센터로 돌아가서 바운스로 재개되고, 비하인드 상황에서는 골에리어에서 다시 시작한다. 작은 폴도 벗어나면 그자리에서 부터 골킥으로 재개한다. 골은 주로 50m 이내의 마크에 의한 세트샷으로 나고 역습이나 난전상황에서도 나온다. 상대에 맞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높게차는게 정석이다. 중거리슛 골대 뒤에는 골 심판이 있으며 모자에 카메라가 달려서 판정을 가린다. 최종결정은 써드아이 + 골대 카메라로 주심이 한다.
경기룰
경기는 쿼터제로 한 쿼터당 20분, 공식적인 로스타임은 없지만 스로인이나 골상황에서는 시계가 멈추기 때문에 한 쿼터에 거의 30여분이 소요된다. 필드에는 18명의 선수(와 4명의 벤치 선수. 축구와 달리 경기 도중 교체)가 있으며, 경기는 시작은 First bounce라고 부르며 심판이 가운데 원에 공을 가로로 크게 바운스 시키며 사이렌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골 터진 다음에도 마찬가지, 재밌는 점은 튕겨나간 공이 멀리 벗어나가면 다시 가운데로 가져와서 농구처럼 볼업으로 시작된다. 특이한 점으로 마크(Mark)라는 룰이 있는데 킥한 공을 15m이상의 거리에서 바운스나 터치 없이 캐치하면 마크가 주어진다. 마크로 인정되면 심판은 호루라기를 불어준다. 마크를 득한 선수는 30초 이내에 세트샷이나 핸드볼/킥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대부분의 득점은 50m안에서의 마크에 의한 세트샷으로 이루어지고 수비시에도 마크로 위기를 쉽게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마크를 통해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전진하는 것이 주 전략이 된다. 차올린 공을 잡을 때 아크로바틱한 장면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시즌후 올해의 골과 더불어 올해의 마크도 시상한다.
공을 다루는 방법
핸드볼 / 키킹으로 나눌 수 있는데, AFL에서는 공을 던질 수 없다. 손에 쥔 공을 주먹으로 쳐내거나(핸드볼) 날아오는 공을 손바닥으로 쳐서(태핑) 전달한다. 손바닥으로 던지면 반칙이 선언된다. 기본적으로 킥에는 아무 제한이 없다. 손을 쓸 때는 까다로운 점이 많아서 난전에서 실수로 공을 던지기라도 하면 상대 팀의 프리로 넘어가기 쉽다. 또한 미식축구나 럭비처럼 태클이 있으며, 마크되지 않은 공을 잡고 있는 선수를 태클해 공을 빼앗을 수 있다. 마크가 인정된 선수에게 태클하면 페널티크리로 간주된다. 태클은 어깨-무릎까지만 허용되며 높으면 하이컨택트-낮으면 로우컨택트로 프리킥이 주어진다. 태클로 인해 상대편이 소유권을 잃을 경우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다. 소유권을 잃지는 않았지만 더이상 진행이 불가할 때 심판은 그 자리에서 볼업으로 다시 진행한다.
<푸티의 경기장. 크리켓경기장과 기본적으로 같고 계란처럼 생겼기 때문에 Oval(타원)으로 불린다.>
과격하지만 안전한 AFL
AFL은 헬멧을 쓰지 않고 경기를 하기때문에 격렬한 충돌이 자주 일어난다. 착용하는 보호구는 마우스피스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경기중에 충격과 공포를 주는 부상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격성에도 불구하고 선수의 뇌진탕이 미식축구보다 적다고 한다. 스포츠 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럭비나 푸티는 오히려 헬멧을 안 쓰기 때문에 머리 충돌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발달했으며, 실제로 푸티나 럭비에서 평균적으로 선수가 받는 충격량이 미식축구의 절반 정도라는 통계를 제시한다.
글: 라온매거진 https://woorimel.com/board/magazine